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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5만 개 이태원 ‘첫 신고’ 있던 저녁 6시 34분 비의 눈물과 함께...

부자공간 2022. 11. 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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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5만 개 이태원 ‘첫 신고’ 있던 저녁 6시 34분 비의 눈물과 함께...

비의 눈물과 함께 이태원 참사 희생자 11월12일은 49제 중에 두번째 제이다. ▶ 12일 저녁 6시 34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 수만 개의 휴대전화 불빛이 촛불처럼 켜졌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압사 위험’을 알리는 첫 신고가 들어온 시각에 맞춰 이날 추모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불을 밝힌 것이다. 낮부터 내린 비는 점차 거세졌지만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서로 씌워주며 떠나지 않고 함께 노래했다. 이들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이태원 참사, 성역 없는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

 

두 명의 친구를 이태원 참사로 잃은 한 청년은 추모 현장에 직접 쓴 편지를 보내왔다.

 

“술과 춤을 모두 좋아하던 스무살의 나는 너, 그리고 그 애와 친해졌다.

우리가 만난 마지막 순간이

(참사) 전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난 그날 집에 일찍 안 가고 좀 더 남아있었을까.

 

이태원 참사에서 다친, 아는 사람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울분을 참으면서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멀리서, 각자의 삶을 사는 것 같은데

말을 꺼내는 순간

진짜 (네가) 죽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일까.

아니면 댓글로 공격받을

너를 보고 싶지 않아서일까.

 

일주일에 몇 번씩, 10월 말 전으로 돌아가서 (너희를) 만나는 꿈을 꾼다.

그런데 난 이제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기사의 댓글이,

정부의 반응이 가슴을 후벼 파서

예전처럼 속 없이 살 수가 없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외치고 싶은 걸 다 외쳐보고

그 후에 너희를 만나러 가겠다.

국화를 주고 왔다.

 

너무 끔찍하고 아픈 경험이라 다시는

누구한테도 꽃을 주고 싶지 않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보자.

그때는 옛날처럼 좋아하던 와인을 마시자.

정말 나중에, 몇십년이 지나도 괜찮다면

그땐 꼭 만나러 갈게.”

이태원 참사 추모식

 

댓글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 제발 상대편 마음을 알지 못하고 댓글 막 쓰는 사람들 반드시 그 댓글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글은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무서운 칼이 되는 것이다. 남의 아픔에 마음대로 구업(口業) 지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것으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하늘이 뺏어버리는 것이다. 장난 삼아 아무 말이나 던지지 말기를...

 

참사 당일 구조에 뛰어들었던 시민이 보내온 편지도 있었다.“이태원은 처음 가 봐서, 들뜬 마음으로 어딜 갈지 고민하면서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이태원인데,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지 궁금해 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을 지나갔습니다. 심폐소생술(CPR)을 할 줄 알면 와달라는 (외침을) 들었고, 사람들과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그중에 몇 명은 살았고, 몇 명은 다시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슬프기도 했지만 살려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람들의 죽음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길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죽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습니다. 내가 살리지 못했던 사람들이 생각나 무섭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나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것 같다는 죄책감에 괴롭습니다. 그날 이태원에 갔던 희생자, 생존자들 모두 잘못한 건 없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스쳤던 얼굴들이 기억납니다. 다들 꼭 살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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