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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여정' 사티쉬 쿠아르 '한 걸음씩 천천히 소박하게 꿀을 모으듯'

부자공간 2023. 2. 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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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여정' 사티쉬 쿠아르 '한 걸음씩 천천히 소박하게 꿀을 모으듯' 

사티시 쿠마르(Satish Kumar) 인도 출신의 국제적인 평화운동가이자 녹색운동가, 교육가로 ‘녹색운동의 성자’로 불린다. 아홉 살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 자이나교 승려가 되어 모든 친지들과 접촉을 끊고, 세속적인 관심을 멀리한 채 9년간 인도를 걸어서 횡단했다.

 

열여덟 살 때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승려의 길을 그만두고, 독립한 인도에서 간디의 비전을 실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토지개혁 운동에 참가하여, 수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걸어 다니면서 불가촉천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줄 것을 부유한 지주들에게 요청하였다. 또 열강의 핵무기 폐지를 위해 무일푼으로 인도에서 러시아,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오직 걸어서 3만 리의 평화를 위한 순례를 감행하였다.

 

《리서전스(Resurgence)》라는 잡지의 편집 일을 맡은 1973년부터 영국에 정착해 살면서 수많은 생태적이며 영적이고 교육적인 경험을 거울삼아 영혼을 안내하고 있다. 1991년 동지이자 스승인 E. F. 슈마허의 영향을 받아 세계적인 녹색사상 연구 교육기관인 ‘슈마허 대학’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세계 간디의 비전을 증진시키는 잠날랄 바자즈 상’을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부처와 테러리스트》 등이 있다.

 

법정 스님 '내가 사랑한 책들' 중에 한 권의 책이다. 지금은 절판된 책이다. 법정 스님은 '차 덖는 향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인도 출신으로 녹색운동의 영성지도자인 사타쉬 구마르가 지난봄 녹색평론사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그의 강연 내용은 그가 20대 젊은 나이에 영국의 철학자 버트렌드 러셀이 핵무기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감옥애 갇혔다는 기사를 보고 큰 자극을 받는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렌드 러셀 '그는 90세의 나이에 세계 평화를 위해 감옥에 갇혔다'  사티시 쿠마르(Satish Kumar)는 26세의 젊은 나이의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생각을 하면서 자신은 26세의 노인이고 영국의 철학자 버트렌드 러셀 그는 90세의 젊은이였다고 술회했다. -법정스님-

 

우리의 여행은 최종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여행과 목적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생각과 행동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이 흐르는 강물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강과 강물의 흐름이 하나이듯이 나 자신과 나의 모든 움직임 또한 하나임을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는 곧 여행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은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 즉 초탈의 세계를 향한 여행이었습니다. 동(動)과 정(靜)의 대립은 끝나고 나는 정적인 가운데 움직여 나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방랑자, 영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인생의 방랑자였던 것입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하나가 됨을 느꼈습니다. 내 몸이 우주의 일부분이며, 땅 위를 걸으며 대지와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방랑이야말로 내 삶의 본질이며,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마치 거울 앞에 서 있는 듯 모든 사람과 자연 속에서 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내 어머니는 방랑을 하는 꿈을 꾸면서 나를 가졌고, 나의 방랑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승려로서, 비노바와 함께 그리고 지금의 평화 순례까지, 나는 방랑을 통해 모든 지혜를 얻어왔습니다. - “평화의 순례” 중에서

나처럼 도시를 떠난 많은 사람들은 목가적인 전원생활뿐 아니라, 인도와 웨일스의 오랜 전통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치관에 끌려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그 가치관의 한 예로,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자연계의 모든 생명이 고귀하다는 믿음을 들 수 있는데, 그 믿음에 따르면 인간과 자연은 서로를 존중하며 결코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나무와 강, 산, 풀잎 하나까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에 신이 깃들여 있다고 가르치는 인도의《우파니샤드》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파니샤드》에서는 우리 인간이 신들의 집에 초대된 손님이며, 그들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베풀어주고 있다고 합니다. 신들의 집에서는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머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지만, 그 어느 것도 버리거나 헛되이 써서는 안 됩니다. 이는 함께 초대된 다른 손님들과 앞으로 초대될 수많은 이들을 위해 신들의 선물을 아끼는 것이며, 바로 그런 마음으로 우리는 환경을, 지구를 아껴야 하는 것입니다. - “마야” 중에서

죽음은 생명의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환생하여 이 세상에 다시 올 것임을 알아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다음 세상을 위해 지구를 깨끗이 보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음 세상에서는 소가 될 수도 있고, 지금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가 다음 세상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 인간의 목숨과 동물의 그것은 똑같이 고귀하며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라드하와 하젤과 더불어 사는 나는 인도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잊지 않고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나는 라드하와 아침마다 명상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명상은 다양한 형태로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만트라를 읊거나 호흡을 조절하면서 육체적·감정적·정신적 자아를 고양시키는 것 외에, 일상생활 속에서도 그 행동 하나하나에 마음을 다하여 몰입하면 그게 바로 명상인 것이며, 아침 일찍 마음을 다하여 라드하의 젖을 짜는 것이 바로 나의 명상이었습니다.


소젖을 짜기 시작하면 모든 생각이 멈춰버렸습니다. 과거에 대한 추억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모두 정지해 버렸습니다. 그 순간만은 오로지 라드하만을 생각했으며, 라드하의 숨소리와 나의 호흡 그리고 젖이 양동이에 떨어지는 소리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면 내 온몸은 편안해지고, 나는 끝없는 법열의 경지로 빠져들었습니다. - 교보 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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