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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된 성당에 향기가 진동하다. 제18편

부자공간 2022. 4. 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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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반성! 어느 종교학 박사의 긴 여정에서... 제18편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공항에 내리게 된 것은 워싱턴 D.C에서 일어난 환상 때문이다. 제네바행 비행기가 잠시 쉬는 동안 밖에서 쉬다가 어느 곳으로 인지 종태가 빠져 버려  방송에서 종태를 찾는 안내의 방송 소리도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종태는 이 사실이 일어난 영적인 이유를 프랑크푸르트 도시 관광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 도시는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최대의 독일 전투 항공기가 뜨고 내리던 최대의 공항이 있던 곳이기도 했었지만 학문적으로는 저 유명한 프랑크푸르트학파가 탄생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문호 괴테가 태어난 생가가 도시 중심부에 관광 명소로 되어 있는 곳이다. 괴테의 생가를 방문 후 가장 오래된 성당을 방문했다.

 

그때 10월 말경인데 어디서 그렇게 향기가 포도(鋪道) 위를 따라 진동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그 진한 향기에 취하여 그 향기가 쏟아져 오는 곳을 향해 끌려가듯 달려갔다. 그곳에는 일천 년이나 된 고색 찬란한 성당이 서 있었다. 우리가 서 있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지점에는 제일 먼저 세워졌던 성당의 터가 불타 없어진 흔적이 있고 그 뒤쪽으로 현재의 성당 건물이 우뚝 서 있는 것이었다.

 

종태는 이 세상에서 처음 맡아보는 천국의 꽃 냄새를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천국이나 극락정토에 들어갈 때 기화요초가 만발한 곳에서 꽃향기에 취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이 땅 위에서 꽃밭이 없는데도 향기가 진동하고 있다는 체험은 무언가 놀랍고도 신기한 이상을 느끼게 해 주었다.

 

종태는 잠시 묵상에 잠겼다. 성당에서 강한 바람이 나 있는 쪽으로 불어오는 듯한 환상과 함께 일어났던 그토록 황홀한 꽃향기의 출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일천 년 동안 내려오면서 수많은 성도(聖徒)들이 드린 진실한 기도의 의미가 무엇일까? 하고 명상해 보았다. 성도들의 기도가 향기가 되어 하늘의 보좌로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경건한 영혼들이 일천년 동안이나 이곳 성당에서 드린 진실한 기도의 내용들이 거대한 꽃바구니에 가득 담겨서 수많은 천사들에 의하여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있는 환상(幻像)을 보는 듯 무언가 신비한 황홀감을 숨길 수 없었다. 순례의 길목에서 오늘은 신(神)으로부터 행복에 이르는 열쇠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실존 속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초월적(超越的) 세계의 현존성(現存性)이 분명하다는 확신에서 이다.

 

이 세상은 원래 천국이나 열반이나 에덴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 천국(天國)과 열반(涅槃) 에덴과 같은 곳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숨겨진 동산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그 장소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그곳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이 놀라운 아이러니와 모순을 목도(目睹)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천국인 동시에 지옥에 열반인 동시에 나락(那落) 에덴인 동시에 쫓겨난 '에덴의 동쪽'에 살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이다.

 

 

향기가 진동하는 천년된 성당
향기가 진동하는 천년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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