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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와 금강산' 노르베르트 베버 "내가 본 금강산의 환상적" 경관들

부자공간 2023. 4. 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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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와 금강산' 노르베르트 베버 "내가 본 금강산의 환상적"이고 수려한 경관

1925년 독일의 베네딕트 수도사 노르베르트 베버가 열흘 간의 금강산 여행을 마친 후 쓴 여행기. 먼저 산에 오른 사람들의 글이나 여러 입소문을 통해서 보고 들은 금강산의 비경에 대한 찬사로 많은 기대를 안고 떠난 여행길이었다.  ‘노르베르트 베버’신부는 일제 강점기였던 1911년,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에 대한, 소중한 자료인 두 권의 책과 120분 기록 영화를 남겼다. 그중에 한권이 이 책이며, 원제는 금강산에서 이다.

제물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가서 다시 전차로 갈아타고 1시간쯤 지나 자동차로 갈아타고서는 험준한 길을 따라 우여곡절 끝에 장안사에 도착한다. 내금강의 장안사에서출발하는 그의 금강산 여행은 신금강을 거쳐 외금강, 해금강(망군대, 마하연, 묘길상, 유점사, 신계사, 해금강,비로봉 등)까지 열흘(6월 2일∼6월 12일)에 걸친 일정이었다. 짚신을 신고 오르내리는 그는 때로는 뱀에 물릴뻔하고 때로는 장기간의 산행으로 무릎의 통증을 느끼면서도 억척스럽게 금강산 비경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닌다.

'신비로운 불교 세계와 자연의 비경이 잘 어우러진 금강산 산행은 내게는 간절한 바람이었다'라는 그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는 여행 중에 접하게 되는 자연 풍광과 우리나라 산이라면 으레 있기 마련인 사찰을 중심으로 하는 불교에 대한 생각들을 담고 있다. 베버는 본국에 돌아온 다음 해인 1927년 정월 초에 독일어판으로 남부 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성 오틸리엔 베데딕트 수도원에서 이 책을 출판하였다.

여행기에는 그 당시 도로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금강산 가는 길에 대한 묘사와 금강산의 경치, 사찰 소개와 숙소 등을 소상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금강산 경치와 사찰에 얽힌 전설도 자세하게 묘사했다. 자신이 믿는 종교는 아니지만 불교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조선의 호국의 불교가 탄압을 받아, 절들이 점점 쇠퇴하고 있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사명대사의 이야기도 잊지 않고 전달한다.


베버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본다.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열린 시각이다. '황홀한 비경은 조물주에 의해,또한 경건한 침묵과 신비의 언어에 싸인 채 깊은 산사에서 독거(獨居)하는 스님들에 의해 너무도 조화를 잘이루고 있다' 한 천주교 수도사가 찾은 금강산은 하느님의 창조물 중에서도 으뜸가는 금강산 절경 속에 조선 불교의 성지인 사찰이 겸비하기에 더욱더 아름답고 성스러웠던 것이다. 억불 정책으로 초라해진 스님들의 면모나 외세 침입 등의 이유로 소실된 절터 등을 이야기하는 그는 이국의 수도사라 볼 수 없을 겅도의 폭넓은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애정어린 입장에서 쓰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 베버신부의 인격이 녹아 있다.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불교 공부를 하였고, 수도자로서 다른 종교의 수도자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경을 잊지 않았다. 절의 승려체계, 사천왕상, 계율 등을 알려주며. 일제 강압기에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의 불교인 대처승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는 신부이자 화가였다. 예술가로서 그가 바라본 금강산은 나의 가슴을 뛰게 했다. 계곡의 아름다움부터 일 만 이 천봉 봉우리와 어우러져 퇴색해가는, 절 단청의 우아함까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중간 중간 화가로서 자신이 보고 느끼면서 금강산을 그렸다. (그가 그린 금강산 그림들은 책속에 삽입되어 있다.)
 
금강산 기행은 간절한 바람이었다. “아름다운 꿈에서 깨어나면 사람들은 으레 그 여운을 더 잡아두려고 여러 가지 상상을 펼치곤 한다. 금강산을 다녀온 내가 그랬다. 청동 조각품이 세월이 흘러 고색창연한 색조를 띠듯 내가 본 금강산의 환상적이고도 수려한 경관들 역시 내 가슴 속에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산행 중에는 힘든 일도 많았다. 그 경험들 또한 이제는 추억으로 변해 그때 써 두었던 일기장을 들춰볼 때 마다 나는 묘한 흥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 교보문고 책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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