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50년 만에 프랑스,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전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체요절·직지)이 50년 만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은 고려시대 청주목(淸州牧)에 있었던 사찰 흥덕사(興德寺)에서 만들어진 인쇄물이자 현존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정확한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직지심체요절은 고려의 승려 백운경안 화상이 중국에서 가져온 요절을 재구성하여 엮은 책으로, 여러 선종 조사들의 어록과 게송이 주된 내용이다. 이 책은 무심선(無心禪)이라는 특유의 선 수행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방법은 무심무념으로 있으면서, 사람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깨달음(佛性)이 자연스럽게 깨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백운경한은 현대 한국 불교에서 주력으로 삼는 의심 기반의 간화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에는 화두마저도 버릴 것을 권하고 있다. 이는 당나라 시대의 선풍을 되돌리기 위한 백운의 노력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직지심체(直指心體)’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라는 오도(悟道)의 명구에서 따온 것이다. 그 뜻은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깨달을 때 그 심성이 바로 부처의 실체라는 것이다.
直指는 각 상권, 하권의 2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현재 프랑스에 있는 원본은 하권에 해당하며, 상권은 한때 현상금까지 내걸고 찾았지만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단, 이는 최초본의 상권이 실종되었다는 뜻으로, 직지라는 책의 텍스트 자체는 인쇄물의 특성상 오늘날에도 잘 남아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소장한 목판본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直指는 고려시대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유럽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경 (1455년쯤·‘42행 성경’)보다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 중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1972년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먼저 제작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란 사실이 확인돼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근무하던 박병선 박사(1923~2011)가 直指의 존재와 가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다.
直指가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에 따르면, 直指는 오는 4월12일(현지시간)부터 7월16일까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리는 ‘인쇄하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은 16일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혁신의 하나인 인쇄술 역사를 돌아본다’는 취지의 전시를 열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直指(1377년·한국), 유럽 최초의 구텐베르크 성경 (1455년쯤·독일) 등의 소장품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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