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死者)의 언덕'... 모헨조다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훼손
파키스탄의 전례 없는 폭우로 4500년간 명맥을 이어온 신드주 모헨조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존에 위기가 닥쳤다. 파키스탄 전역을 강타한 홍수에 그중에서도 신드주가 가장 심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모헨조다로의 유적지가 폭우에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인더스강 인근 신드주(州) 남부에 있는 모헨조다로의 유적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1922년 발견됐고, 남아시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도시 유적지로 꼽힌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소멸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모헨조다로는 현지 신디어로 '죽음의 산'이라고 하는데, 과거 홍수에 대비하는 정교한 배수 시스템을 구축했던 문명을 꽃피웠던 현장이다.
파키스탄 중남부에 있는, 인더스문명이 남긴 최대의 도시 유적 카라치에서 북동 380 km 거리에 위치하는 '모헨조다로'라는 이름은 '사자(死者)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인더스 문명을 지금의 북부 인도인의 조상인 인도아리아인이 정복했는데, 이때 멸망한 문명의 중심지가 바로 이곳, 모헨조다로였기 때문. 현재는 일부분만이 발굴되었는데 현지 주민들은 이곳을 꺼린다고 한다. 건물 대부분을 벽돌로 지었다. 당시에는 2층 건물을 올리는 방법이 없어 모든 건물은 1층이지만, 사막의 더위를 피해 높게 지었음이 특징이다. 꽤나 정교한 계획도시였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은 바둑판에 가깝다. 각 건물 사이 도로를 열십(十) 자로 내었고, 그 좌우로는 벽돌은 한 층 낮추어 만든 수로(水路)를 파서 하수도 시설을 갖추었다. 또한 이 도시에는 거대한 대중 목욕탕이 있었는데,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기 전에 목욕재계를 하는 성소였을 것이다.
모헨조다로 유적지에서 놀라운 기술력의 예시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하수도 시설과 대중목욕탕(대욕장) 시설이다. 둘 다 성능이 대단히 뛰어났다고 한다. 목욕탕은 벽면에 콜타르를 발라 방수처리를 했는데 지금도 손상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를 두고 '오늘날과 별 다를 바 없는 목욕탕' 운운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원전 시대 기준으로 굉장히 선진적인 기술력이지 현재의 관점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일례로 모헨조다로에는 각 가정의 생활하수를 배출하고 한 곳에 모아 저장하는 하수도 시설이 있었는데, 하수관이 역류하여 냄새가 극심하였을뿐더러 일정 주기로 모아놓은 하수가 범람하였다고 한다.
모헨조다로 유적지 훼손돼 복구 작업 중 홍수 피해에 유엔 난민기구 등 공조 [서울=뉴시스]김채영 인턴 기자 ▶ 파키스탄의 전례 없는 폭우로 4500년간 명맥을 이어온 신드주 모헨조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존에 위기가 닥쳤다. 현장을 관할하는 아산 아바시 큐레이터는 "최근 발생한 홍수가 모헨조다로를 직접 덮치지는 않았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유적이 훼손됐다"며 "약 5000년 전에 지어진 여러 개의 대형 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유적지의 랜드마크인 불탑 역시도 폭우로 인해 일부 외벽 외에도 개별 공간이나 방을 분리하는 대형 벽이 손상됐다. 불탑은 예배·명상·묘지 용도로 쓰이곤 했던 대형 반구형 구조물이다. 그는 "고고학자들의 감독하에 수십 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파키스탄에서는 홍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육군 공병(工兵)들은 인근 도시 세환을 홍수로부터 보호하고자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만차르 호수에 있는 제방을 두 번째로 절단해 물을 방출했다.
호수의 물에 이미 인근 마을 수십 곳이 침수되었고, 수백 가구가 서둘러 대피했다. 군대와 자원봉사자들은 헬리콥터와 보트를 이용해 수해지역과 가장 가까운 구호캠프까지 사람들을 구조해 왔다. 이미 구호캠프에는 수만 명이 모여 있고, 수천 명 이상이 더 높은 지대의 도로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이 기후 변화로 인한 비극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사회에 홍수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원조를 거듭 요청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신드주정부에 수천 개의 텐트와 긴급 물품들을 인계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9일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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