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프랜시스 무어' 다큐영화감독... '다스뵈이다'
그의 작품은 냉정하게 사실을 나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신 주제의 무거움과는 대조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무척 재미있게 만들 줄 안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흥미면에서만 평가한다면, 무어는 확실히 글도 다큐멘터리도 재미있게 잘 만드는 작가이자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딱딱한 사회과학이나 운동권과는 다르게 풍자 코미디물 보듯 쉽게 볼 수 있다.
지지성향과 별개로 현실 감각과 정세를 읽는 능력은 뛰어나다고 인정받는다. 실제로 이를 잘 보여준 것이 2016년 미국대통령 선거. 무어 본인의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5가지 이유'라는 아주 예리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주류언론과 도시 위주로 만연하던 낙관론은 환상임을 지적하는 걸로 시작해, 선거인단 제도 하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간과한 러스트 벨트 4개 주를 정확히 꼽았다.
이들 주들이 안고 있는 일자리 감소 및 경기침체 문제, 이로 인한 배반감이 심상치 않음을 정확히 짚어냈고 클린턴이 안고 있던 지지자들의 열의 부족 문제도 정확히 지적했다. 언론은 무관심했고 전문가와 네티즌들 모두 그의 발언을 비난하거나 무시했지만, 선거 결과 힐러리가 이 시나리오를 그대로 따라 패배하자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아침 '미국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5가지 사항'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트럼프는 사악한 천재라고 평을 내리기도 했다.
'마이클 무어' 본인의 인간성에 대한 비판도 많다. 이는 마이클 무어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기득권층, 자본가 계급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의 사생활은 전형적인 미국의 기득권층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이클 무어는 미국식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현 세태를 파괴하길 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러한 체제에 편승하여 부를 늘리고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한다는 점이 비판의 포인트이다.
부자들의 세금 문제에 대해서도 작품에서는 강경하고 원리원칙을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떻게든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며 자신이 그토록 증오한다던 다국적 대기업에 주식을 투자한다는 이중적인 면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무어는 미국 공교육을 비판하던 인물이면서 자식들을 비싼 사립학교에 넣은 것도 모순적이다.
미국 내에서 그에 대한 평판은 이미 바닥을 친 지 오래다. 뉴스데스크에 불려나와 " 당신은 그 누구보다 자본주의의 추종자라는 말을 듣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젊은 시절 GM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며 미시간 대학 플린트 분교에 진학했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서 재학 중 자퇴'하고 잡지 "플린트 보이스(The Flint Voice)"를 창간했다. 잡지는 1980년대 들어 경영 악화로 폐간되지만 이 일로 유명한 좌파지 "마더 존스(Mother Jones)"의 편집자 자리를 얻어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그러나 이 잡지에서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공산정권의 인권 정책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가 데스크에서 거부되자 대판 싸운 끝에 5달 만에 회사에서 쫓겨난다.
무어는 잡지사 발행인을 부당 해고로 고소해 승소, 5만 8천 달러의 보상금을 받아 이것을 바탕으로 고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그 최초의 영화가 바로 "로저와 나(1989)로, 고향의 GM 공장 폐쇄를 소재로 신자유주의적 경영을 맹비난한 작품이었다. 이것이 호평을 얻자 결국 TV 프로 외주 제작사를 설립하여 지금의 다큐 제작자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마이클 무어의 명성을 높인 작품은 바로 "볼링 포 콜럼바인"(2002)으로, 1999년에 일어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바탕으로 미국의 총기 소유에 대한 집착, 폭력적 문화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 작품으로 무어는 2022년 칸 영화제에 진출했으며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성과도 거두었다.
조지 부시 정부 이후, 테러와의 전쟁등으로 미국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무어는 본격 부시 까기 다큐멘터리 "화씨 9/11"(2004)를 제작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반미 열풍을 타고 큰 흥행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칸 영화제는 과감하게 이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안기기까지 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2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렸고 우리나라에서도 5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였다.
2007년에는 미국의 의료 보험 문제를 비판한 "식코"를 만들었고, 2009년에는 본격 자본주의 까기 다큐멘터리 자본주의 "러브스토리"를 개봉했는데 이때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의료 민영화와 자본주의적 문제가 있어 마이클 무어에 대한 팬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식코" 또한 이름만큼은 많이 알려졌다. 특히 한국의 경제학과 좌파 사이에서는 무어에 대한 극찬이 높아지고 있다.
TV 프로 취재를 통해 책도 몇 권 냈다. 그중 "Stupid white men"은 미국에서 2002-2003년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얻었다. 우리나라에 "멍청한 백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오기도 했다.
칸 영화제에서 수상 소감을 말할 때, 무어는 미국을 비난하는 연설을 5분 넘게 했다. 특히 '미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 자리에 온 각국의 유럽 관객들은 아낌없는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하지만 무어는 자신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관객을 향해서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당신들도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외치곤, 어이를 상실한 관객들을 뒤로한 채 자리로 돌아갔다. 자기를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날카로운 쓴소리를 하는 부분은 분명 대범한 면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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