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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스님 "나의 국가관 國家觀" 청담스님 마음 중에서

부자공간 2023. 12. 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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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스님 "나의 국가관 國家觀" 청담스님 마음 중에서

※ 나의 국가관國家觀. ■ 나 자신自身을 알자. 

 

일본 제국주의의 굴레로부터 해방된지도 어언 20년이 되었다. 그날 감격의 8·15는 우리 국민에게 신체의 해방은 되었으나 정신의 해방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정신의 기둥을 잃은 우리 민족은 그동안 남의 생각에 혼을 빼앗겼었고 남의 장단에 춤추어 왔던 것이다.

 

이 사상적 황무지는 마침내 사회의 혼란과 민족의 분열을 연출하였고 나라 잃은 슬픔을 뼈저리게 겪은 이 민족에게 생각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처참한가를 산 체험으로 맛보게 하였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에게 생활은 있었으나 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생활의 이념이 없어 우리의 넋은 자기를 잃고 방황한지 이미 25년이 되었다.

 

그러나 남을 알기에 바빴던 우리는 이제 역사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낡고(봉건적封建的) 물들고(사대적事大的) 더럽고(퇴폐적頹廢的) 못생기고(퇴영적退嬰的) 이즈러진 얼굴을 쳐다보며 그동안 남의 생각에 매달려 살던 생각의 구걸에서 벗어나 이상이 없는 민족은 살아 있어도 실은 죽은 민족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는 한국인韓國人이다.

 

우리는 한국 사람이다. 우리는 한국 사상을 말하기 전에 이미 한국 사람으로서 살고 있다.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으로서 사는 데서 한국 사상도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상도 하루 아침에 그 어느 개인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장구한 역사를 통하여 이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한 우리 선조들이 두고 두고 피와 땀으로 싸워 얻은 고귀한 체험의 열매인 것이다따라서 우리의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가 우리의 살 길을 찾는데 있다면 한국사상은 우리의 몫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이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의 길을 개척할 수 도 걸어갈 수도 없을뿐더러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길을 개척하여야 하며 걸어갈 수 밖에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국의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자립을 외치며 그를 위하여 싸울 줄 알면서 어찌하여 그의 정신적인 밑받침이 될 사상적 자주를 위하여서는 그렇게도 무관심하단 말인가?

 

한국의 지도이념을 떠난 정치적 독립도 경제적 자립도 있을 수 없는 일이거니와 한국의 지도 이념이 딴 것이 아니고 바로 한국사상이 지니고 있어야 할 기본 정신인 것이다.

 

■ 「의 해방解放

 

한국사람이 겪어온 고난 극복의 역사가 중첩한 파란과 곡절로써 아로새겨질 때마다 한국의 사상은 폭이 넓어지고 깊이를 더하여 왔다.

 

신라의 통일불교, 고려의 호국불교, 이조의 구국불교에 일관된 불교사상과 향학鄕學·성리학性理學·실학實學에 일관된 유교사상을 2대 주축으로 한 한국사상을 배경으로 더욱이 근세에 와서 일본의 침략을 전후하여 근대 정신에 자각한 우리 민족은 3·1운동을 기점으로 하여 많은 민족 운동을 경험하여 왔다.

 

다시 말하면 정치운동으로, 사회운동으로, 문화운동으로 우리 민족은 일본의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저항적 자각운동抵抗的自覺運動을 줄기차게 계속하여 왔던 것이다. 그 때문에 숱한 애국지사들과 선각자들은 생명도 잃고 고초도 당하였다.

 

따라서 8·15해방까지 우리가 서로 어떠한 길을 걸어 왔던지 간에 목표는 오직 하나 민족의 독립이었던 것이다거기에는 빈부의 차이나 연령의 고하도 없었고 직업의 귀천이나 학식의 다과도 없었다. 우리가 독립을 하려면 먼저 알아야 되고 우리의 물산物産을 애용하며 우리의 문화를 사랑하여야 된다고 생각하여 왔다.

 

그때의 민족 의식에는 협잡도 없었고 권모술수도 없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하나에 귀일되는 순수한 민족애만 있었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민족자각의 투쟁과정을 통해 실천적으로 형성되어진 한국 사상의 기본 정신인 민족의 얼은 시대정신사적으로 보아 향학鄕學에서 불교佛敎성리학性理學실학實學까지의 국학國學 형성과정을 바탕으로 하여 3·1운동을 기점으로 6·10만세사건, 광주학생사건 등,

 

국내 애국운동의 자주독립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국외에서 전개된 항일 무력투쟁의 조국 광복정신과 해방 직후, 강대국의 신탁통치에 결사 반대한 건국투사들의 반탁 자주정신과 6·25 동란시 국제 공산세력의 불법남침을 분쇄한 호국용사들의 반공 순국정신과 제1공화국의 불의와 부정에 항거한 4·19민주학생들의 민주 개혁정신과 제2공화국의 무능과 부패에 항거한 5·16혁명, 군인들의 국가재건정신에 의하여 연면히 계승되어졌다.

 

뿐만 아니라 제3공화국의 이념적 기조로서 빈곤·무지·질병·불결 등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민족적 병폐를 일소하고 그릇된 전통 대신 올바른 전통과, 낡은 질서 대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민족중흥의 사상적 근거가 된 것이다.

 

■ 민족정신民族精神의 이념적理念的 본질本質

 

따라서 민족증흥을 위한 한국적 이데올로기의 현대적 의의는 낡고 물들고 더럽고 못생긴 것을 무찔러 버리고 새롭고 순수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한국의 지도이념의 새로운 확립을 뜻하는 것인데, 낡았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후진성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물들었다는 것은 그와 같은 후진성으로 말미암아 아직도 선진국에 의존하는 사대적 경향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더러워졌다는 것은 그와 같은 사대화事大化로 인해 개인적 양심과 민족적 정기와 사회적 정의가 땅에 떨어져 불의와 부정과 부패와 추태가 판을 치는 타락된 사회풍조를 뜻하는 것이고,

 

못행겼다는 것은 그러한 퇴폐적 생활감정과 생활태도로 말미암아 인류가 지향하는 최고 이상이며, 민족번영과 국가발전의 기초인 복지사회의 건설을 위한 전진적 노력을 중단한 퇴영적退嬰的 사회를 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민족 번영과 국가 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복지 사회의 건설은 개인적 양심과 민족의 정기와 사회적 정의가 실현되는 깨끗한 사회질서의 확립을 전제로 하며 건전한 사회질서의 확립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순수한 주권국가의 성립과 사회적 후진성을 극복하는 근대화 작업, 즉 새로운 사회적 체질의 형성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전제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자칫하면 근대화 작업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인간소외人間疎外의 현상인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근대화 작업이 의 부재不在속에서 진행되는 한,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근대화 작업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민족정신民族精神의 역사적歷史的 사명使命

 

지난날의 민족정신의 사명이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자립이었다고 하면 오늘날에 와서는 사회적 정의를 세우는 것이 민족정신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 민족의 독립을 목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하여서는 빈부의 차별이나 귀천이 가림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우리는 물질생활에 서로 고르지 못한 생활을 불평없이 감당해 왔지만 이제 독립이 된지도 벌써 성년成年이 훨씬 지났으니 우리는 완전히 하나가 되기 위하여서도 사회적 정의를 세울 때가 온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민족 각자가 자발적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고 육성하기 위하여서는 우리 사이에 차별의 생활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만일에 사회적 정의가 이 나라에 세워지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은 언제나 분열될 가능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저마다 특수한 사명을 지니고 있는 국민 각자가 저마다 자유로운 권리만이 아니라 독립된 권리를 가지고 공통된 이념(한국사상)과 과거(역사적 경험)의 보편적인 도덕률(개인양심-민족정기-사회정의)의 발견과 실현이라는 공동목표에 의하여 지배되는 조국이란 운명공동체로 결합될 때에 비로소 참된 (인간성人間性)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불교적 국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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